샌더스 지지율, 처음으로 힐러리 앞서
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압도적 1위를 달리며 공화당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버니 샌더스(버몬트) 상원의원이 대중 집회 때마다 구름 청중을 불러모으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세론을 흔들고 있다. 여기에 12일에는 샌더스 의원에 대한 지지율이 처음으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. CNN방송은 12일 뉴햄프셔주에 있는 프랭클린피어스대학이 보스턴해럴드와 공동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샌더스 의원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적합하다는 응답자 비율이 44%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. 클린턴 전 장관을 선호한다는 의견은 37%에 머물러 샌더스 의원이 클린턴 전 장관을 따돌리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발생했다. 뉴햄프셔주만을 상대로 한 조사이지만 뉴햄프셔는 내년 1월 첫 예비경선이 열리는 곳이어서 아이오와주와 함께 선거 풍향계 역을 하는 선거구로 통한다. 보스턴해럴드는 "클린턴 전 장관이 예상치 못했던 난관에 직면했다"고 보도했다.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집계를 보면, 샌더스 의원의 지지율은 지난 3월까지만 해도 5% 미만이었지만, 6월 들어 10% 선을 넘긴 뒤 최근에는 20% 선에 육박하고 있다. 지난달 1일 위스콘신주 메디슨에서 열린 샌더스 의원의 첫 대중집회에는 1만여명이 참가했고 9일 오리건주 포틀랜드 집회에는 2만8000명, 10일 열린 LA 집회에도 2만7000명이 운집했다. 올해 초 대선 경선 레이스가 시작된 이후 민주 공화당 후보를 통틀어 가장 큰 규모다. 워싱턴포스트는 11일 "최근 몇 주간 샌더스의 유세에 몰린 인파가 10만여명"이라며 "군중의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무시돼서는 안 된다"고 평가했다. 73살의 샌더스 의원은 지난 20여년간 부의 재분배, 무상교육 등 진보적 법안 만들기에 앞장서온 인물이다. 이번 대선을 앞두고도 금융과 세제 개혁, 보편 의료, 최저임금 인상 등을 밀고 있다. 한편,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3월 국무장관으로 재임하던 2009~2013년 4년동안 연방정부 관용이 아닌 개인용 이메일 계정을 만들어 업무에 이용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직자로서의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. 클린턴 전 장관이 지난 11일 연방수사국(FBI)에 약 3만 건의 이메일이 담긴 개인 이메일 서버를 제출하는 등 논란 해소에 힘쓰고 있지만 비난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. 상원 법사위원장인 척 그래슬리(공화.아이오와) 의원은 전날 밤 발표한 성명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'사설 이메일' 가운데 1급비밀 문서 2건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. 미국 최대 간호사 노조인 전국간호사연합(NNU)도 지난 10일 오클랜드 본부에서 열린 행사에서 샌더스 후보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. 신복례 기자